AI를 샀는데 왜 일이 안 줄까: 증기기관과 전동기
AI 도구를 사람 앞에 하나 더 놓는 것만으로는 회사 일이 줄지 않으며, 전동기가 공장 배치를 바꾼 뒤에야 생산성이 올랐다는 비유처럼 일이 도는 자리부터 다시 봐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AI 도구를 쥐여 줬는데 회사 일은 그대로라는 이야기를 요즘 자주 듣습니다. 대표님 회사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으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AI Frontier Korea의 117화에서 노정석 비팩토리 대표(코스맥스 디지털 자문)도 이 현상부터 짚었습니다. 회사가 직원 모두에게 비싼 AI 요금제와 무제한 API까지 줬는데도 회사 전체의 생산성은 오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입니다. 몇몇 사람은 분명 일이 편해져 일을 더 빨리 끝내지만, 회사 전체의 결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큰 전동기 한 대로는 공장이 빨라지지 않았습니다
노 대표는 요즘 많은 사람이 드는 비유라며 증기기관과 전동기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증기기관 시절 공장은 큰 기관 하나가 중심축을 돌리고, 그 축에 걸린 수많은 벨트가 위층과 아래층 기계에 힘을 나눠 주는 구조였습니다. 전동기가 처음 나왔을 때 공장들은 이 구조를 그대로 두고 증기기관 자리에 큰 전동기 하나를 넣었습니다. 기대와 달리 일은 빨라지지 않았습니다.
생산성이 실제로 오른 것은 전동기가 작아져 기계마다 하나씩 달 수 있게 되고, 공장들이 배치를 처음부터 다시 짜기 시작한 뒤였다고 노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사무실 일도 100년 가까이 쌓아 온 방식 위에서 돌고 있으니, 일하는 흐름 전체가 바뀌지 않으면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 비유의 요지입니다.
대담 후반에 노 대표는 이 비유를 다시 꺼냈습니다. 사람이 해 오던 방식과 AI가 들어간 방식이 한 회사 안에 함께 있으면 서로 돕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고종옥 코스맥스 PI혁신부문장은 그런 일이 늘 있다고 답했습니다.
도구는 사람 한 명 앞에 놓입니다
증기기관 시절의 중심축과 벨트에 해당하는 것이 지금 사무실에서는 엑셀 파일과 메신저,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며 숫자를 맞추는 사람입니다. 다부가 공장에서 보는 장면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한 배전반 회사는 품목이 약 8,000개였는데,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도면 속 자재 내역은 한 줄씩 손으로 옮겼고, 출고 서류 양식은 건마다 달랐습니다.
여기에 AI 도구를 하나 더 드리면 담당자 한 명이 옮겨 적는 속도는 빨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품목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모르는 문제와 건마다 다른 양식은 그대로 남습니다. 큰 전동기 하나를 들여놓은 공장과 같은 모습입니다.
배치부터 봅니다
그래서 다부는 도구를 고르기 전에 일의 배치부터 봅니다. 담당자 옆에서 하루 업무를 따라가며, 자료를 찾는 곳과 같은 내용을 다시 입력하는 곳, 특정인의 확인을 기다리는 곳을 짚습니다. 어느 자리에 무엇을 둘지 정해지면 AI가 맡을 일도 그때 분명해집니다.
배치를 다시 본다고 해서 공장을 한 번에 바꾸지는 않습니다. 다부는 입고, 재고, 작업일보처럼 매일 생기는 기록 한두 가지부터 시작하고, 기록이 한곳에 모인 뒤에 반복 입력과 월말 집계를 정리합니다. AI는 그렇게 쌓인 회사 기록을 근거로 답하고, 등록과 수정은 담당자가 확인해야 실행됩니다. 쓰시던 엑셀과 장부는 그대로 둡니다.
전동기를 기계마다 나눠 단 공장처럼, 일이 실제로 도는 자리마다 필요한 만큼 바꾸는 것이 다부가 일하는 순서입니다.
출처
- 인터뷰 내용은 채널이 올린 영문 자막을 바탕으로 요지를 옮긴 것이며, 직접 인용이 아닙니다.
- AI Frontier Korea EP117 「강북의 IT가 바뀐다: AI 시대의 ERP와 지식 노동」, 노정석(비팩토리 대표, 코스맥스 디지털 자문) × 고종옥(코스맥스 PI혁신부문장), 2026년 10월 3일 녹화. https://youtu.be/NJJYtWhaPRs
- 약 0:01:28~0:02:17 노정석: 요금제를 나눠 줘도 회사 전체 생산성은 오르지 않았다는 이야기, 일부 직원은 일을 더 빨리 끝낸다
- 약 0:02:17~0:03:56 노정석: 증기기관에서 전동기로의 전환 비유, 공장 배치를 다시 짠 뒤에야 생산성이 올랐다, 일하는 흐름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
- 약 0:48:08~0:49:46 노정석·고종옥: 사람 중심 방식과 AI가 들어간 방식이 공존하고 보완하고 충돌한다
- 다부 사례 「어려웠던 점」(배전반·제어반 제조 업체), 「HOW WE START」, 업무 흐름 분석 단계, 자주 묻는 질문. https://dabu.kr
우리 회사에서 장부 바깥으로 빠지는 확인과 반복 입력이 어디에 있는지 함께 살펴봐 드립니다.